라성택 회장은 헌법에 보장된 장병들의 행복추구권 및 문화를 즐길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사진
라성택 회장은 헌법에 보장된 장병들의 행복추구권 및 문화를 즐길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사진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국방부는 병영문화혁신의 일환으로 지난해 후반기부터 국군복지단을 통해 렌탈 휴대폰을 반입해 병사들이 PX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부대에서는 개인휴대폰을 휴가 복귀시에 반납한 후 다음 휴가시 사용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의무복무중인 병사에게도 일반인이 누리는 편의시설을 허용해 군복무 여건을 개선하려는 군정책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러나 진취적인 병영문화 혁신과는 달리 유독 장병들의 여가문화생활은 아직 구시대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병영정보문화원 라성택 회장은 “관련규정에서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일부 군부대에서 입대 전 자유롭게 이용하던 PC게임 등 E-스포츠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기존의 동아리PC게임마저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15년 12월 1일 부로 병영생활관 IP-TV 시청채널 중 E-스포츠 (OGN과 스포TV게임즈 등) 게임채널 송출을 중단한 바 있다. 송출 중단 이유로 ‘하루 종일 게임 채널만 틀어놓고 있다는 민원이 있다’, ‘게임방송을 보면 게임에 빠질 수가 있다’, ‘인성교육에 도움이 안 된다’는 등을 꼽았다. 그런데 송출금지는 15일 여 만에 해지가 됐다. 당연히 탁상 행정에 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따를 만 하다.

“게임채널시청과 게임이용이 건전한 목적에 부합하다는 결론이 나와 ‘게임채널송출금지’가 해제 됐다면 같은 이유로 게임 관련 시설들을 철수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일선부대에서는 지휘관의 개인성향 차이로 ‘게임채널송출금지 조치’와 동일한 사유를 들어 강제로 게임여가문화를 앗아 갔는데, 이제 신세대 장병들에게 여가문화를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라성택 회장은 “장병들의 사고력은 로켓을 타고 달나라로 치솟는데 일부 지휘관은 자전거를 타고 그 뒤를 쫓는 격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장병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병영여가문화생활에 힘을 보태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라 회장은 또 “건전성 있게 운영해 온 장병여가문화를 배척하고 상황에 따른 정책에 편승해 강제로 문화생활을 박탈한 후 또 다시 그 정책 판단이 수정되었음에도 박탈한 문화를 되돌려 주지 않는 것은 신세대 장병들로서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며 “지휘관의 확신 없는 정책은 군사기를 저하시킬 뿐 만 아니라 헌법(제10,11조)에 보장된 장병들의 행복추구권 및 문화를 즐길 권리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기에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다”고 말했다.

전투력이 향상되고 부대 내 질서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지휘관과 장병들의 소통이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장병들과 한마음 한뜻을 이루려면 신세대 문화를 이해하고 학습하려는 의지가 지휘관으로써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라성택 회장은 "일선 지휘관 중에는 신세대 장병들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마음을 터놓고 이상을 함께 공유하는 지휘관도 있다"며 "그 지휘관들은 E-스포츠 대회라든지 클럽데이, 카페 등을 제정하고 그를 통해 장병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편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병헌 전 국회의원은 “국방부의 게임채널 송출금지는 우매한 일이다”며 “60만 성인 장병들의 채널 선택권을 빼앗은 것은 매우 비이성적이다”라고 밝혔다. 오락가락하는 국방부의 장병여가문화 정책을 보면서 전병헌 전 의원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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