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룡 대한적십자사 서울시 지사 회장
제타룡 대한적십자사 서울시 지사 회장

[서울복지신문] 우리 사회의 새로운 도전은 선진국, 10대 강국, 글로벌 국가로 가는 길을 넓혀가는 것이다. 그 길을 넓혀가는 데는 3대 문화(정신문화, 화합문화, 박애문화)의 창달과 6대 강국(IT강국, 교육강국, 무역강국, 의료강국, 기술강국, 문화강국)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노하우가 될 것이다. 특히 박애문화의 창달은 인간을 사랑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함으로써 공생과 튼튼한 복지 국가를 만들어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과 공동체와의 관계

개인과 공동체와의 관계에 대하여 깊은 논의는 없으나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대체적으로 개인 대 공동체의 관계에서, 개인 소득의 65%는 개인이 사용하고 35%는 공동체 운영을 위하여 세금을 납부하거나 기부를 한다. 유럽의 경우는 대체로 국민 소득의 35% 내외로 세금을 납부하나, 미국의 경우는 국민 소득의 24%는 세금으로 납부하고 국민 소득의 9% 정도는 기부를 한다. 우리 사회는 국민 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납부하며 낮은 나눔 문화로는 선진국 수준의 복지 국가를 만들어 가는 데는 미흡한 실정이다.

박애문화의 힘

박애문화가 한 국가를 운영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 국가가 있다.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국가 운영의 틀은 “정부+박애문화(제3섹터)+시장(자본주의 경제활동)”으로 구분하는 학자도 있다(기 소르망, 프랑스 문학 박사). 미국의 박애문화의 규모를 보면 1년에 기부되는 돈이 1조 2천억 달러 규모(교회 50% 포함)이고, 자선 단체가 100만 개나 되며, 자선단체 근무자가 1,02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자원봉사자가 6,800만 명이 된다고 한다. 박애문화의 역할은 저소득 계층의 생활을 지원할 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문화, 의료, 교육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미국의 댈러스 도시에는 도시 한 복판에 고속도로가 통과하고 있는데 고속도로를 복개하여 놀이공원과 콘서트홀을 건립하는 데 자선 공동체의 힘으로 10년간 100억 달러를 투입되어 완성했다. 시민의 힘으로 클라이드 워렌 파크를 건설한 것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21만 평 규모)를 관리하는 자원봉사 단체도 연간 공원 관리비 4,600만 달러의 85%는 주변 거주자들의 기부로 충당하고 15%는 시정부에서 지원받아 700명의 자원봉사자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은 문화, 의료, 교육을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공동체 재단이 전국에 6천여 개가 있으며 기부자의 희망에 따라 기부금이 관련 단체에 전달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는 특히 교육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TFA재단(Teach For America)은 이민자 중 영어 구사력이 부족한 지역 39개 학교에 명문 대학 졸업생들(8,000명)이 취업 전 2년간 교육 자원 봉사를 한다. 봉급은 정규 교사 봉급의 1/10이라고 한다. 뉴욕 할렘가의 빈민지역에 명문 고등학교(희망학교)를 건립하여, 지역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졸업 후 명문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가난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 해 등록금이 4만 달러로 고액의 등록금이나 등록금의 대부분은 로빈후드 재단에서 지원하고 학생개인의 부담금은 일반 고등학교 등록금보다 조금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특히, 명문 대학의 설립과 운영에 박애문화의 힘이 크다. 아이비리그 대학(하버드, 예일, 펜실베니아, 프린스턴, 컬럼비아, 브라운, 다트머스, 코넬 대학)은 자선사업가에 의해 건립되고, 대학 기부금으로 교육의 질이 크게 신장된 문화를 갖고 있다. 전 대학에 1년 동안 기부되는 금액이 375억 달러(45조원) 규모라고 한다. 특히, 하버드 대학은 1년에 1조 2천억 원 규모의 기부금이 졸업생 중심으로 후원되고 60%의 학생이 생활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받는다. 졸업한 학생들이 성공 후 모교에 기부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 동안 약 400억 달러 규모가 하버드 대학에 기부되고 사용 후, 200억 달러 규모는 기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기부금이 크므로 대학 교육의 질이 높아져 국민의 의식이 달라지고, 지식과 기술이 발달함으로 산업이 발달하고, 산업발달로 부가 커지며, 부의 증가에 따라 기부금이 커지는 사회 생태계는 분명히 강국으로 가는 원동력이다.

박애문화를 창달한 노하우는 무엇인가

이런 박애문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은 아니다. 박애문화 창달의 노하우는 첫째로 종교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1630년 아라벨라 호에 승선하여 미국으로 이민 가는 분들에게 청교도의 목사인 존 원스롭의 설교는 언덕 위에 도시를 건설하고 기부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 설교가 박애문화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코튼 매더 목사는 선행록에서 공공의 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아니하면 기독교인이라고 칭할 수 없다고 말한다.

초기 박애문화의 창달은 종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복지 역사를 보면 농업사회 당시의 사회 복지는 종교단체에서 전담해 왔으나 산업사회가 되면서,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거대도시로 발전함으로써 종교 단체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지 업무는 연방정부나 지방 정부로 이전된 역사를 갖고 있다.

다음으로 박애문화 창달의 노하우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에 교육 프로그램이 1,600여 개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공동체를 위한 윤리적 의무가 3가지(투표, 자원봉사, 소비윤리 : 사회적 기업의 생산제품 구매로 사회적 기업육성)가 있으며 자원봉사와 기부는 윤리적 의무라고 할 수 있다. 90%가 기부하는 문화에서 자녀들은 가정에서 스스로 배우게 된다. 1980년대 중반에 청정 대체 연료 개발을 촉진하는 대회에서 5백만 명이 모였으며 그 자리에서 참가자들이 수십억 원을 모아 지역 자선단체에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소유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부자들은 재산 50% 사회환원 운동을 전개하여 2010년에 6천억 달러를 사회에 환원할 것으로 예약되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워렌 버핏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할 것을 약속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고귀한 신분의 사회적 의무) 정신과 더불어 초기 산업사회 당시, 기업가인 철강왕 카네기는 5억 달러(도서관 1,800개 건립 등), 록펠러는 3억 5천만 달러, 포터는 5억 달러를 사회에 환원했다.

박애문화를 선도하는 자선단체들

미국내 자선단체는 100만 개가 된다고 한다. 대표적 자선단체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초기 재단에 기부한 350억 달러와 워렌 버핏의 3백억 달러의 위탁으로 운영된다. 이 재단의 주요 역할은 공공교육의 질 향상, 가난한 국가의 의료산업 지원, 새로운 백신 개발, 극빈자 구호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 클린턴 재단(저개발 국가 지원), 룸투리드 우드(네팔 287개 학교 건립), 프록터 앤드 갬블(아프리카 10리터 정수기 8천만 개 이상 기부), 지미 카터의 자선단체(아프리카에 카터 센터 건립 - 기니아 회충 퇴치) 등 수없이 많은 단체들의 역할은 미국 내 모든 문제 해결과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의 생각

생각도 성장하고 경쟁하는 시대에 나눔에 대한 생각도 다양하다. “돈을 버는 것은 생활하는 것이고 나눔은 인생이다.”, “나눔은 행복이다.”, “나눔은 희망이다.”, “우리 가정이 행복하려면 세계가 좋아야 하기 때문에 세계가 좋아지도록 나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부한다. 나눔은 많은 생명을 구하고 삶을 바꾼다.”, “잘 사는 나라에 좋은 시기에 태어났는데 그런 행운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도울 윤리적 의무를 느낀다.” 등 생각이 다양하다.

박애문화와 국민정신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요세미티 공원에는 1년에 일정기간 자가용을 타고 청소하러 가는 지원봉사자가 3천여 명이 된다고 한다. 2012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는 민주당 전당 대회 연설에서 미국의 국민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연설문 내용은 “사립학교가 부도가 났는데 봉급을 받지 않고 가르치는 선생님들, 산불이 났는데 비행기를 타고 산불을 끄러가는 사람들, 홍수가 났는데 자가용을 운전해 구호하러 가는 사람들, 애국심 있는 군인가족들, 마지막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터에서 전투 중 눈이 먼 한 병사를 만났는데 전역 군인은 영부인에게 만약 다시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눈을 백 번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가 26만여 명인데 그들은 제대 후 고향에 돌아가서 적성에 따라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봉사를 한다. 그들이 봉사할 수 있게 소개하는 여러 단체 중 한 단체는 미션 컨티뉴언스(Mission Continuance ; 임무는 계속되어야 한다)다. 즉, 군에서 국가를 위한 정신은 제대 후에도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박애문화는 미국의 국민정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구촌의 박애문화와 아프리카 대륙의 성장

지구촌의 박애문화는 아프리카 대륙이 아시아 다음으로 성장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내용으로 에이즈 환자 800만 명이 생명을 보존하고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후원하는 것이다. 에이즈 환자 관리 시스템을 보면 아프리카대륙 각 국가들의 정부 노력, 의료진, 지구촌의 의료비(1인당 1년 200달러 소요) 후원으로 환자들이 생명을 보존하고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경우 전체 병원 환자의 40%가 말라리아 질병 환자이다. 5세 이하 어린이는 20%가 사망하고, 말라리아 질병에 걸린 가정은 어린이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빈곤층이 된다. 이런 질병 방지를 위해 지구촌에서 4억만 장 이상의 모기장이 기부되고 24년에 걸쳐 백신을 개발해 시험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지원과 더불어 자립할 수 있도록 기술, 아이디어, 교육 등을 지원하자는 창조 자본주의의 주장이 커지고 있다(빌 게이츠의 주장).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아프리카에서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그림으로 컴퓨터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기기를 개발․지원했다.

지구촌에서 매년 1,200억 달러 규모의 원조와 세계 자선단체들의 후원으로 아프리카는 아시아 다음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촌의 어떤 힘이 한 대륙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돌아보면 그 중심에 박애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 박애문화 창달의 길

한 사회를 볼 때, 시간과 공간적 접근으로 현재와 미래, 과거와 미래, 지구촌과 한국,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안목으로 접근해 보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가야하는 길목에 있다. 또한 복지국가의 틀도 미국 모델과 유럽 4개 모델을 융합해 보면 “정부 + 국민정신은 자립 의지를 높여 저축과 연금제도(직장인은 국민연금제도 외에 민간연금보험 추가 가입) 발전 + 취약계층 복지정책(선택적 복지) + 박애문화(취약계층지원 + 문화․교육 등 발전) + 시장 기능” 등 이런 틀을 갖는 것이 복지 국가 모델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박애문화를 창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질 중심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정신문화가 병행, 신장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개인과 공동체 간에 균형 잡힌 관념이 정립되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효율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관련기관과 대표적인 자선단체가 연계하여 중장기적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종합계획은 글로벌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 미국의 경우 1980년대부터 대표적인 재단들과 국가 범죄 예방 위원회에서 나눔교육이 개시되고 1997년 “나눔배우기(LTG ; Learning to Give)” 단체가 발족되어 여러 재단의 지원과 교육기관이 파트너십이 되어 2002년에 그 틀이 완성되고 대표적인 나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그 후 1,600여개 교육 및 나눔 프로그램으로 확충되었다. 특히 박애문화의 교육은 교육기관, 종교단체의 참여가 중요하다.

또한 박애문화 창달을 위한 제도적인 접근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부에 대한 인센티브(조세감면범위)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문화도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박애문화의 창달은 우리 사회의 빈부간 불평등(사회갈등비용 300조원 규모)의 완화와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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