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교수, 회장
정균화/ 주필, 교수, 회장

[서울복지신문]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물려줄 재산 같은 게 어디 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질문을 다시 보면 ‘재산’을 얼마나 물려줄 것이냐고 묻지 않았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돈과 배경뿐일까.

‘돈은 일에서 나온다’라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기본 원칙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본과 노동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생활 속 가정교육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는지, 그리고 소비 · 저축 · 나눔은 어떻게 연습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물론 ‘부채’에 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빚이 젊은이들의 날개를 꺾는 요즘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교육비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돈 문제에 똑똑하게 처신하도록 가르치는 일에는 소홀하다.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著者 데이브 램지, 레이첼 크루즈’에서 내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기 위해 부모로서 알려줘야 할 것으로 올바른 경제관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20년 넘게 운영해온 ‘재정평화학교(Financial Peace University)’를 통해 인생을 바꾼 가족이 수백만에 이른다. 재정평화학교는 처음에 동네에서 작은 공부방 수준으로 시작했다가, 미국 전역에서 방송 전파를 타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해가며 그야말로 혁명을 일으켰다.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비단 돈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았다. 일하고, 소비하고, 사람을 만나고, 저축하고, 나누며 사는 삶,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인생의 지혜를 이야기했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그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효과를 본 ‘자녀 경제관념 교육’에 관한 스토리텔링과 특별한 전략이 있었다.

“내 아이만큼은 나와 다른 삶 살기를 바랐다.” 사실 저자가 처음부터 부자거나 잘 살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사업 실패로 가진 재산을 모두 날리고 1988년에 파산했다. 그때부터 삶의 가치관과 경제관을 송두리째 바꾸고 바닥에서부터 모든 것을 다시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 무렵 태어난 둘째 딸은 램지 가문의 가장 큰 위기이자 터닝 포인트를 함께 겪었고, 그 재기의 비결을 부녀가 함께 기록한 것이 바로 이 책 이다. 특이하게도 아버지와 딸이 함께 써서 양쪽의 관점을 동시에 보고 배울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에게 1달러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효과를 본 자녀 경제관념 교육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법, 자녀들의 특권 의식을 깨뜨리는 법, 그 자리에 성취감을 심어주는 법, 인간관계에서 돈 문제를 지혜롭게 다루고 경영자적 마인드를 갖추는 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일러준다.

자본주의 세상에 자녀를 내놓으면서 돈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부모의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교육비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돈 문제에 똑똑하게 처신하도록 가르치는 일에는 소홀하다. 부모역시 자신들의 부모에게 재무 관리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돈 버느라 바빠서 자식에게 제대로 된 경제교육을 하지 않고, 자녀에게 노동의 의미를 가르치지 않는 부모, 이들은 너그러운 부모가 아니라 무책임한 부모인 것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가정의 경제권 87%를 아내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 여성의 금융지식 수준은 아시아·태평양지역 16개국 중에서 15위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아·태지역 금융지식지수조사Financial Literacy Index, 마스터카드, 2014년 하반기 조사). 결국 대부분 가정의 살림살이가 비전문가의 손으로 꾸려진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내 가정이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경제가 문제’라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제대로 중심 잡고 살고 싶다면, 먼저 나부터 제대로 된 경제관념과 가치관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여 자녀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 우리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일찍부터 자녀에게 가르치고 독립심을 일깨워야한다.

“자녀에게 물려 줄 최상의 유산은 자립해서 제 길을 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다.” < 이사도라 덩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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