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근 소장은 "인천출입국에서도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창구를 만들어 소장이 직접 민원인을 만나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근 소장은 "인천출입국에서도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창구를 만들어 소장이 직접 민원인을 만나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복지신문] “한국에 시집 온 다문화가족입니다. 아이 낳고 열심히 사는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자주 가는 것이 불편합니다. 집안일도 바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하는데 1년에 한번은 꼭 출입국사무소에 가서 비자 연장 신청을 합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3년 이상 비자를 길게 내줄 수 없나요?”

김영근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은 민원인의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평소 결혼이주여성의 체류비자는 3년으로 알고 있었는데 1년 짜리 비자만 나온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다음날 사무실로 출근해 ‘이주여성 체류비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1~2년짜리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영근 소장은 즉시 이주여성 체류비자는 3년으로 발급할 것을 지시했다.

“관련 규정에 아기가 있거나 혹은 아기가 없어도 결혼한 지 3년 이상이고 혼인의 진정성이 있으면 3년짜리 비자를 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기간이 짧은 비자를 발급해 출입국 민원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영근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장의 소통 행보가 이주 다문화 사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올해 1월 부임한 김 소장은 최근 5개월간 인천, 부천, 김포, 안산, 시흥 등 5개 지역 이주민을 직접 만나 강연을 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인천에서는 인하대를 방문해 정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했고 경인교대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생활의 어려운 점에 대해 들었다.

부천에서는 경기글로벌센터를 방문해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수강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행복에 대해 강의하고 안산시다문화지원본부에서도 이민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지난 5월 20일 세계인의 날에는 인천과 김포를 오가며 기념행사를 하는 이주민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주민을 자주 만나 대화하는 일이 많으니 살아있는 민원을 접하는 일도 많아졌다. 송인선 경기글로벌센터 대표를 통해 들은 민원은 이랬다.

“한국에서 자녀를 6명 낳은 결혼이주여성입니다. 여섯째 아기를 낳고 친정에 1년간 있었습니다. 한국에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결혼이민비자가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럼 기본 서류만 받고 비자를 다시 살리면 되는데 출입국에서 재산증명부터 남편을 만나게 된 경위까지 소명하는 모든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합니다. 그 모든 복잡한 서류를 만들지 못해 아직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민원 역시 김영근 소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누가 봐도 자녀를 많이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인데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하며 한국에 돌아오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김영근 소장은 즉시 담당 부서를 통해 관련 서류를 축소하고 최종적으로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판단해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현재 이 이주여성은 모국에서 기본서류만 제출하고 비자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민원인들은 관공서를 자주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국인들도 관공서 가려고 하면 ‘뭔가 잘못되지 않을까’해서 주눅 드는 게 사실입니다. 하물며 외국인주민들은 어떻겠습니까. 출입국사무소에 자주 오지 않도록 편의를 봐주는 것이 좋은 행정입니다.”

김영근 소장의 현장 행정은 중국에서 비자 담당 영사로 근무할 때부터 정평이 나 있다. 김 소장은 아침 7시에 출근해 8시부터 비자 인터뷰를 기다리는 중국사람들과 만났다.

“비자를 발급할 때 입국이 금지된 분들은 비자를 발급해 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합리적인 이유로 다시 한국에 가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비자 발급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본부에 얘기해 입국금지를 해제하고 비자를 발급했습니다. 인천출입국에서도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창구를 만들어 소장이 직접 민원인을 만나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민원인을 만나야 문제를 알 수 있고 잘못된 것을 찾아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인 소통으로 국민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대통령의 탈 권위가 김영근 소장처럼 일선에서 민원인을 대하는 모든 관리자에게 전달된다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할 것이다.

송하성 기자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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