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설민/ 남궁설민파티마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대의대 외래교수, 전)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남궁설민/ 남궁설민파티마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대의대 외래교수, 전)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서울복지신문] 아기들은 아무 생각 없이 코를 파서 코딱지를 입으로 가져가는데 이것은 몸이 자신을 이롭게 하기 위해 지시하는 본능적 행동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코 파기와 코딱지 먹기가 몸에 아주 좋은 것이라고 오스트리아의 폐전문의인 프리드리히 비스친거 박사가 말했기 때문이다.

코 파기는 수건으로 청소하기 힘든 코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해주고 콧속 필터에서 걸러진 이물질이 입으로 들어가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불경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16세기에는 가톨릭 문답에 예배자들에게 코를 파지 말라는 것을 명시한 적이 있다.

코는 우리 몸의 중요한 필터이며 흡입기다. 코가 큰 사람은 호흡기가 발달해서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충분한 공기를 흡입할 수 있다. 반면 코가 작으면 흡입량이 적어서 호흡기가 약한 경향이 있다.

콧속의 비강에서는 차가운 공기를 덥히는 일을 하는데 차가운 공기가 코를 통과하는 0.5초 사이에 공기를 데워서 30도로 만들고 습도를 90퍼센트로 조정해놓는 히터와 가습기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그래서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은 공기가 코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어야 하기 때문에 코가 높고 아프리카처럼 더운 지방은 코가 낮다는 설도 있다.

이렇듯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코로 그 사람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예컨대 호흡할 때 콧망울이 움직이는 사람은 호흡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감기나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호흡기의 힘이 약해지면 콧망울이 호흡을 돕기 위해 움직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에 뾰루지가 돋아날 때는 폐와 관계있는 대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대변의 배출이 호흡과 관계가 있는 것은 변을 볼 때 일시적으로 호흡을 중지하고 변을 배출시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호흡기가 약한 사람 중에는 변비증상이 많다.

추운 곳에 있으면 코가 빨개지는 이유는 들어온 찬 공기를 데우려고 코끝에 피가 많이 몰려 혈관이 넓어지기 때문이며, 술을 많이 마시는 주당의 코가 빨간 건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대개 눈이 충혈되어 있고 손바닥도 벌겋다.

몸에 열이 있으면 콧물이 진해지고 찐득하게 되는데 열에 의해 분비물의 수분이 감소되고 백혈구가 균과 싸워 시체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감기는 주로 코로 균이 침입한 경우이며 피부의 모공으로 침입하는 감기는 으스스한 한기가 들면서 진하지 않은 묽은 콧물이 나온다.

코를 조금만 자극해도 코피가 잘 나오는 사람은 위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위가 약하면 영양 흡수가 잘 안 되어 점막과 혈관이 약해져 잘 터지게 된다. 여성 중에 이런 사람은 생리출혈도 잘 그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염 등으로 콧속에 염증이 생기면 머리가 멍해지고 뇌의 작용이 떨어져 공부에도 방해가 되고 짜증을 잘 낸다. 염증으로 좁아진 코로 인해 산소가 충분히 뇌로 가지 못해서다.

비염이 있으면 물론 치료해야 하지만 평소에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나란히 펴서 양쪽 콧망울과 콧날을 위아래로 가볍게 30번 정도 문질러주면 효과가 있는데 자주 할수록 좋다. 또 할 수만 있다면 소금물을 코로 들이마셔서 입으로 뱉는 코 양치질도 권하고 싶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키스한 후에 코에 넣은 실리콘이 비뚤어졌을까 봐 매만지게 되는 짝퉁 코의 주인들은 코의 모양에만 신경 쓰지 말고 코의 건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