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김한울 기자] "아이들이 이 나라의 미래라고 하지 않았나요? 장애가 있는 아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도 있나요? 국가는 분명 포용이라는 말을 써가며 편견 없이 인간으로 태어나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요, 우리 가족은 아직도 여전히 '장애島'에 삽니다." -발달장애아동 보호자 심미진(가명) 씨-

 

모든 학생들은 장애 여부 등과 관계없이 한 교실에서 모여 교육을 받는 학교를 꿈꾼다
모든 학생들은 장애 여부 등과 관계없이 한 교실에서 모여 교육을 받는 학교를 꿈꾼다

대한민국 현행법 상 만3세 이상의 장애아동들은 모두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다. 무려 12년 전 만들어진 ‘특수교육법’의 골자가 그러하다. 그러나 영유아의 경우 의무교육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이들은 고작 10%대인 13.5%에 불과하다. 학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장애아를 위한 공교육기관의 형태는 △장애가 있는 아동끼리 생활하는 특수학교와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다니는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이 전부인데 그 개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평등해야 하며 나라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장애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결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손사래를 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인 학습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 “올해는 반드시 장애 유아 의무교육 보장법이 통과돼야”

먼저 영유아의 경우 만3세 이상이면 장애의 유무를 떠나 모두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016년 기준으로 실제 유치원에서 의무교육을 받는 장애 유아는 13.5%, 나머지 80% 이상은 유치원이 아닌 어린이집에 다니거나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설 치료 시설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실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로 장애 유아 4명이 모이면 특수학급을 개설해야 하고 특수교사도 1명 이상 배치해야 하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유치원 측의 설명이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의무교육을 제공할 특수교육기관에 어린이집을 추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특수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됐지만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법에 따른 장애아동에 대한 의무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전체 장애아동의 2/3이상에 달하는 5만6천여 명 가량의 아동들은 유아교육기관의 이용을 거부당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 부모들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아동과 부모가 국가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최소한의 평등한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 장애인이 장애를 크게 느끼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법률 개정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립특수교육원 또한 김해영 의원의 뜻에 동조하며 “신설 유치원 또는 모든 유치원에 특수학급 신설을 의무화해야 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관계자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방치되고 있다”며 “모든 유치원에 특수학급 신설을 의무화해 아이들이 제대로 된 권리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2022년까지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생활하는 통합유치원을 1개에서 17개로 늘리고 특수학급은 현 731개에서 1131개로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특수학교 설립이 아닌 통합교육으로 가야…”

현재 대한민국 내 특수학교는 175개가 전부다. 그 중 서울 지역의 국공립 특수학교는 30곳. 부산과 인천, 광주와 대전 등의 특수학교가 전체 비중의 50% 이상을 넘는데 비해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는 평균보다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혐오시설이라는 반대에 신규 학교 건립이 쉽지 않다”며 “이와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또한 특수학교가 없는 시내 8개 구에 모두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장애 아동 전문가나 장애 학생을 둔 부모들의 뜻과는 또 다른 처사다. 특수학교의 신설은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을 원천적으로 격리하는 것과 동시에 차별을 오히려 강화시킨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은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교육은 평생을 결정하는 생존교육이자 더 나은 삶의 주기로 이어지는 절대적인 기회”라고 호소했다. 이어 “성별, 연령, 국적, 장애 여부 등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모여 교육을 받는 학교를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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