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태 본지 회장·서울중앙에셋(주)대표
노경태 본지 회장·서울중앙에셋(주)대표

[서울복지신문] 뉴스 기사로 접하고 마음의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던 한 장의 사진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 캠퍼스 내의 풍경이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내걸린 조롱 현수막의 내용은 이렇다. "문과들이 그렇게 잘 논다며? 졸업하고 ㅎㅎ", "인문캠(인문 캠퍼스)은 학교에서 치킨집 사업 배운다던데…" 

아마도 장기적인 취업난에서 오는 청년들의 극심한 불안이 공격적으로 표출된 것이 아닐까. 실제로 요즘 대학가의 풍경은 취업률을 매개로 한 차별과 배제가 일상화 됐다. 또 특정 대상에 대한 공격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취하려는 청년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슬픈 현실을 유머 코드로 소비하면서 이과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하기 힘든 문과생들을 웃음거리로 여기는 풍조마저 만연하다. 정말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서울 소재의 모 대학 캠퍼스 풍경
서울 소재의 모 대학 캠퍼스 풍경

 

현재의 20대는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다. 25~29세 인구는 2016년에 325만 명, 올해는 348만 명으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362만 명, 2022년에는 363만 명을 기록한다. 이후 2024년에 347만 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골든타임은 지금이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동력이 향후 2022년까지 증가 추세기 때문이다. 이 때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다음은 없다. 고로 대한민국의 흥망성패는 청년들에게 달렸다. 

'내가 꿈꾸는 나라'의 대표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 교수는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지식을 가진 20~30대가 머리를 써야 하는데 한국은 기성세대가 두뇌역할을 하고 청년들에겐 몸 쓰는 일만 시킨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몸을 쓸 일이라도 있는 청년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장기적인 취업난에 아까운 청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도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청년실업률은 2010년 7.7%에서 지난해 말 9.5%로 1.8% 증가했다. 2030대의 ‘출산 포기’, ‘결혼 포기’, ‘취업 포기’와 같은 선언은 살기 위해 내지르는 절규와 비관의 흔적이다.

전문가들은 아까운 인재들을 이대로 방치하면 30년 뒤인 2050년에는 그야말로 '인구 재앙'이 온다고 예측한다. 그렇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해결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위태로워질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특히 20대의 가장 큰 특징인 출산거부의 문화를 뒤집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청년들의 인식 속에 긍정성이 사라진 것도 문제다. '뭘 해도 안 돼', '노력해봐야 애초에 금수저로 태어난 아이들과는 경쟁이 안 돼' 등과 같은 부정적인 신념이 깊게 자리 잡은 지금을 경계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소중한 것을 소홀히 하다 잃어버리면 그때가서 백날 고쳐봐야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정부는 혁명적이고 입체적인 발상을 통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방법을 꺼내야 한다. 청년들에게 머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지금 이 시기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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