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울/ 서울복지신문 보도국 취재팀장
김한울/ 서울복지신문 보도국 취재팀장

[서울복지신문] 정치인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자 국민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막중한 것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곧 국가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며 공동체를 이끄는 지표가 된다. 새해 연초부터 메스컴을 뜨겁게 달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뭇매를 벌고 실망을 사는 궁극적인 이유다. 국가의 한 정당을 이끄는 수장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향해 그것도 공식석상에서 인신공격을 하고 비하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그 정도의 수준과 생각으로 과연 무엇을 대표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납득하기가 어렵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에 출연해 장애가 있는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소개하며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혜영 교수를 ‘1호 인재’로 영입하며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니 개탄스럽기조차 하다. 장애인을 비하하며 장애인을 영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더군다나 장애를 가진 사람 중에서도 선천적, 후천적으로 나누어 차별한데다 한발 더 나아가 ‘의지가 약하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의 ‘상식 밖 발언’은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2018년에는 장애인 행사에 참석해 “정치권에는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어디 이뿐 만인가? 경력단절 문제를 놓고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식에 망언을 하기도 했다.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뭘 안해요”라는 부연설명도 했다. 정치인 ‘씩’이나 돼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경력단절 문제를 사회 구조나 제도 탓이 아닌 국민의 책임으로 돌리는 작태가 한심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으므로 국민의 존엄을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며 장애를 가졌다 하여 배제되지 않는다. 이해찬 대표는 장애를 가진 국민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을 자행한 것에 대해 반드시 진심으로 사과하고 깨우치고 반성해야 하며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끝으로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센터협의회에 활동가의 발언을 첨부하며 글을 마친다. “나는 한 번도 비장애인이었던 적이 없었고 어렸을 땐 학교도 가지 못하고 제도권 교육도 못 받았다. 그렇지만 18살에 집을 나와 자립 생활을 하고 장애인 야학에 들어가 검정고시도 쳤다. 내가 의지가 없어서 교육을 못 받았고 의지가 없어서 일을 못 했겠느냐. 그래도 여태까지 열심히 살아왔고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작 부끄러워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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