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실내 테이블이 다 차자 차도까지 자리를 펼치고 나선 손님들
음식점 실내 테이블이 다 차자 차도까지 자리를 펼치고 나선 손님들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김한울 기자] 지난 23일 은평구의 A 먹자골목은 오후 7시가 넘어서면서 손님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치킨, 생맥주에서 닭 오리, 돈육 등 전문 식당과 노래방 등 20여 곳의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A 골목은 얼마지 않아 활력과 생기가 넘쳐났다.

삼삼오오 얼굴을 마주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단란하게 식사를 하며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가족단위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접했다. 손님이 음식점 곳곳을 메우다시피 한 모습은 앞서 일주일 전 주말 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 그대로를 표현한다면 상권이 되살아 나고 코로나19의 긴장감 따위는 소멸된 듯 해 보였다. 최근들어 30~50% 매출이 늘어 코로나19 상황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음식점 운영자들의 공통된 말이 아니라도 언뜻 보기에  경기가 좋아졌다는 일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정부와 자치구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맞물려 빚어진 결과 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주민 B씨는 "전에는 망설여지던 외식이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아 그다지 부담되지 않아 지인들과 두어차례 모임을 갖고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고 다소 가정형편이 나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다수이지만 한편에서는 '코로나19 해방구'처럼 생활방역은 뒷전에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는 말도 힘을 얻고 있다. 주민 C씨는 "업소에서 감염예방 수칙을 잘 지킨다고 해도 손님들이 생활속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을 등한시 하면 실효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집단감염의 공포가 다시 엄습했다. 고등학교 3학년 등교 첫날에 발생한 학생 감염자는 물론이고 잠깐 주춤했던 지역 내 환자 발생 안내 문자도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국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 카페, 백화점 등에 유동 인구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 경기도 등 많은 지자체에서 클럽이나 유흥시설 등에 대해 집합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강수를 뒀지만 이를 비웃듯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나 치킨집, 호프집 등은 여전히 성행 중이다.

KDX한국데이터거래소와 위치정보기술 업체 ‘로플랫’은 14일 ‘전국 와이파이기반 위치 빅데이터’ 20억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태원 감염이 보도된 이후에도 △헬스장 20.9% △목욕탕 16.7% △골프연습장 36.8% △수영장 32.4% △키즈카페 14.7% △당구장 15.6% 등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장소의 방문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첫 주말부터 급격히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첫 주말부터 급격히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감염 우려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난 배경에는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첫 주말부터 급격히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22일 기준) 집집마다 최소 40만 원부터 최대 100만 원까지 지급되는 지원금을 수령한 가구는 총 1천830만으로 전체 84.3%에 해당한다. 이를 돈으로 환산했을 경우 11조 4천 200억 원이 시중에 풀린 셈이다.

일명 ‘코로나 쇼크’라고 불렸던 경제 위기에서 빠르게 전환한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온 국민이 실천했던 ‘거리 두기’와 ‘생활 방역’면에는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윤지수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최고전략책임자는 “유동인구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경제 살리기와 코로나 2차 방역이라는 2가지 고민이 상충하고 있다”며 “재난지원금이 죽어가는 시장에 활기를 띄게 한 효자는 맞지만 집단감염의 영향을 줄 수도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다’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말처럼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응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국민들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병행하면서도 감염이 발생하지 않게 생활방역 수칙을 잘 준수해야 하며, 재난지원금 소비가 가능한 사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등은 수시로 소독을 하거나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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