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사회복지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북유럽 국가를 꼽을 것입니다. 복지의 천국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곳입니다.

저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하였고, 책이나 논문, 사설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의 시스템, 복지에 대한 생각, 생활 문화 등을 파악하는 정도입니다. 자료를 접할 때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 같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상적인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자료를 살펴보던 중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하나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바로 ‘얀테의 법칙’입니다.

‘얀테’는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가 1933년에 발표한 소설 ‘도망자, 그의 지난 발자취를 따라서 건너다’에 등장하는 가상의 마을 이름입니다. 이 마을에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지켜야할 법칙이 있습니다. 그 10개조의 법칙입니다. 

1.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2.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라.

3.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4.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고 자만하지 말라

5.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

6. 당신이 다른 이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7. 당신이 모든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8. 다른 사람을 비웃지 말라,

9.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10.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대체 내가 뭐라고’ 하는 태도입니다. 즉, 자기 분수를 알고 자만하지 말아야 하며, 스스로를 특별하다거나 뛰어난 사람으로 여겨 성공에만 목매는 일은 다소 천박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태도가 그들의 제도와 정책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속에도 내재되어 있다고 보여 집니다. 그러한 의식이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라는 공동체를 선한 방향으로 인도함으로써 서로를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이 국민의 삶 속 깊은 곳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사회보장제도나 사회복지서비스의 취약성을 절실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지만, 이들에 맞서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마을에 얀테의 법칙을 한 번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아니, 그 전에 나 자신에게 적용해봅니다. ‘대체 내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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