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의원
이병희 의원

[서울복지신문] 안녕하십니까! 이병희 의원입니다. 윤용관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김석환 군수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의 성직자이자 교육자였던 오스틴 펠프스는 일찍이 “낡은 외투를 그냥 입고 새 책을 사라.”고 전했습니다. 우리는 육체적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지만, 마음의 건강을 위한 책을 읽는 일에는 인색합니다. 

눈에 보이는 실적과 성과에 집중하는 만큼,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 성장에는 소홀한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지방자치가 본격화되면서 각 지자체마다 토건 중심의 살기 편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눈에 띄는 성장이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삶은 이전보다 더 고단해졌고 여유를 조금씩 잃어가며 각박해진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현재, 광역시도를 중심으로 ‘지역출판 진흥조례’들이 앞을 다투어 제정되고 있고, 일부지자체 또한 지역 및 마을 서점 활성화를 지원하는 조례들이 제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내 창작 문화를 활성화시킴은 물론, 독서를 통한 정서적 함양과 건전한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또한, 지역 서점들의 도서를 지역의 도서관이 우선 구매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긍정적 순환을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늘의 독서가 내일의 지도자를 만든다.’는 말처럼 우리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바탕을 마련해 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독서문화진흥조례’ 등을 제정하는 등 이미 많은 지자체들이 혁신 행정의 키워드로 정서적 감수성을 우선에 두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며 유휴교실 활용과 생활 SOC정책 등 다양한 공간 변화 정책들이 시도 되고 있습니다. 물리적 요건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 지역공동체로써의 사회적 역할을 준비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우리 군 역시 학교의 시설 경계를 유연하게 구성하고 지역사회와 공유하려는 의지를 정책에 반영시키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가시에서는 교육위원회와 상공진흥과가 연계하여 학습 활동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의 장사체험을 추진, 장사의 구조를 학습하고 빈 점포의 활용으로 판매를 체험하며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등 ‘지역은 모두 가족’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구현해 내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와 지역의 교류를 통해 책임감과 긍지를 느끼게 되고, 결속력을 다져 안심하고 교육하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가려는 지자체의 노력입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브랜드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사회가 교육을 완성한다.”는 것을 목표로 지역공동체의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새로운 시대 전환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학교 공간 공유를 기반으로 교육 환경의 개선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자치 법규를 만들어 사각지대를 줄이려는 노력을 충실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는 자치법규의 제정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을 준비하지 못한 채 실적을 쌓는 도구로써 이용되는 정책은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육성 및 지원조례’, ‘청소년 복지 증진 조례’, ‘청소년 노동인권 기본조례’, ‘난독 청소년 지원조례’, ‘청소년 칭찬 조례’, ‘청소년 부모빚 대물림방지 조례’, ‘청소년 일터지원 조례’, ‘청소년 진로체험 지원조례’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의 청소년 관련 자치법규들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청소년들에게 올곧게 녹아들고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회성 지원은 자칫, 불평등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자체마다 우후죽순 격으로 만들어지는 지원 조례의 기본적 방향에 대한 세밀한 시행 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더 좋은 환경의 도시로 떠나기 위해 청소년기까지 잠시 머무는 곳으로 인식되는 지역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국가 교육의 재구조화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난제를 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환경을 만들어내려는 절실한 의지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제는, 청소년들의 배움과 쉼을 위한 교내외 활동의 외적 인프라 구축은 물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세밀히 준비하여 다양한 청소년들이 쉽고 편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역과 어우러질 수 있는 결합형 청소년 공간을 구성하고 기본 운영체계와 주체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프로세스를 구현해 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을 구상하여 실질적 참여와 구체적 체험을 실행할 수 있는 확고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진로체험 역시, 요식행위가 아닌 실질적 체험으로 지역의 직업 현장을 경험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체계적인 네트워크 마련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로 주도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을 적극 지원함으로 주체적 생산자로 지역과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획을 주선함으로 청소년의 정서적 감수성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또한 창작 작품을 지역이 소비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공함으로 창의성을 배양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발적인 참여로 다양한 주체들의 관계가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책임 역시 공유하는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역의 미래 인재로 키워낼 수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차근차근 마련해가야 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동적 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라 할 것입니다.  

미래 세대를 키우는 일은 한 가정의 부모와 학교의 선생님들만의 몫이 아닌 전 지역사회의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만이 아닌, 전 인류의 확고한 명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서울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