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악자의 플루트 솔로
김남희 악자의 플루트 솔로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플루트 연주는 참 신기한 매력이 있다. 여리고 여린 선율이 폐부 깊숙이 파고 들면서 꽁꽁 감추어 뒀던 눈물샘을 자극한다. 두 눈언저리가 촉촉해지도록 몸과 마음마저 아리게 한다.

선율의 애잔함이 일순간 잊혀 질 번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단발머리에 동그랗고 맑은 눈을 가진 그 소녀의 얼굴이 오케스트라의 순정적인 음색과 겹쳐 그리움에 눈물 짓게 한다. 손등으로 눈물을 찍어내 보지만 어느새 또 이슬처럼 송송 맺힌다.

전통과 관록으로 관객이 찾고 또 찾는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 제47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29일 오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연주회는 이광범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 음악 감독겸 상임 지휘자의 지휘로 시낭송가 전민정 시인, 백파이프 신재업, 경기소리꾼 주민지, 팬플룻 이광범 씨가 특별출연해 진한 감동과 함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공연을 마치고 관객의 횐호에 인사하는 단원들
공연을 마치고 관객의 횐호에 인사하는 단원들

"플루트 오케스라 연주회가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는 찬사를 들으며 관객과 하나 돼 코로나블루의 잔상을 말끔히 털어내게 했다. 수준 높은 문화공연으로 최고의 힐링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아니 굳이 남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공연장의 감흥은 이튿날 새벽이 돼도 떠나지 않고 행복감에 취하게 했다.

이날 연주회는 "앵콜"과 "부라보"가 연신 객석에서 들여오는 가운데 진행됐다. 타악기의 연주를 시작으로 경쾌한 아리랑이 장내에 울려 퍼지는가 싶으면 바로 이어 장엄한 곡조가 옷깃을 여미게도 했다.

특별출연한 전민정 시인의 '목마와 숙녀' 시낭송은 연주회의 또 다른 백미라고 할 만큼 '시짓는 마음'에 감동을 줬다. 동국대학교APP 문화예술봉사회(문예봉) 정미옥 행사이사(24기, 살롱드라줄리 대표)는 "시를 들으면서 학창시절이 떠올라 울컥했다"며 "시낭송과 플루트 협연의 감미로움에 한참을 추억 속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전민정 시인의 시낭송 모습
전민정 시인의 시낭송 모습

김남희 악장의 플루트 솔로는 "전세계 플루트인이 가장 연주하고 싶은 아름다운 멜로디'를 선물해 드린다"는 이광범 지휘자의 소개말처럼 연주곡이 끝날 때까지 연이은 탄성을 짓게 했다.

△경기소리꾼 주민지의 민요 메들리 △신재업 백파이프와의 협연 △비틀즈의 예스터데이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훌륭히 소화해 낸 이날 연주회는 관객과 무대가 혼연일치돼 호흡을 함께 하며 2시간여의 공연을 마쳤다. 장내를 가득 메운 박수갈채는 코로나19로 피로감에 지친 심신을 넉넉히 달래줬다.

공연을 관람한 남궁영훈 동국대학교APP 주임교수는 "몸과 마음을 달콤하게 녹여준 행복한 공연에 감사함을 전한다"며 "김남희 악장이 우리 동국대학교APP 문화예술봉사회의 '보물'임을 여실히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충우 문예봉 회장은 “앞으로도 일정을 잘 조율해 회원들이 대중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수준높은 문화탐방을 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 잘 협의하겠다”고 했다.

한편 카벨플루트오케스트라는 클래식에서부터 가요, 민요, 성악 및 기악 반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양하게 선사함으로써 대중들과 폭녋은 교감을 이루고 있다. 끊임없는 레파토리 계발과 연습을 통해 매년 2회의 정기연주회와 초청연주회, 찾아나서는 음악회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주민지 경기소리꾼의 열창 모습
   
▲ 신재업 백파이프 연주 모습
   
▲ 공연 관람을 마치고 자리를 함께한 동국대학교APP 문예봉 회원과 주임교수. (남궁영훈 주임교수, 이충우, 이종흥, 윤석권, 김희원, 강연희, 이윤희, 서혜경, 박금화, 김혜인, 백윤호, 정미옥, 임성태, 김대진, 장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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